고물가·고환율 '3고 시대'…여행업계 '당일치기' 상품 봇물
이하늘 기자2026.08.25

"장거리는 부담"…단기·근거리 여행으로 무게중심 이동
고물가·고환율에 유가 상승까지 겹친 이른바 '3고(高) 시대'가 이어지면서 여행 소비 패턴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항공료와 숙박비는 물론 유류비와 현지 외식비까지 오르면서 장거리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커진 대신,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당일치기·근거리 상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5~2026년 여행소비자 행태 변화와 전망'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환율 영향으로 여행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여행 예산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단기간·근거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만 원에 해외 다녀온다"…대마도 당일치기 인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가성비 해외여행'으로 불리는 당일치기 상품이다.
부산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대마도(쓰시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평일 왕복 배편이 3만~4만 원대 특가로 자주 풀리고, 주말에도 5만~6만 원대면 이용할 수 있어 국내 여행 못지않게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체류 시간 5~6시간 동안 전기자전거로 주요 명소를 둘러보고 쇼핑까지 마칠 수 있어, 짧지만 알찬 해외여행을 원하는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여행사들 "포함 내역 꼼꼼히 따진다"…가격보다 '총비용'이 기준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여행객들의 상품 선택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객들은 표시 가격이 낮은 상품보다 숙소·식사·일정 등 포함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고 총비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유류할증료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단순 가격 비교보다 여행 구성 전체를 더 세심하게 따지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국내 근거리 여행 지원 나서…'반값 여행'·할인 캠페인 확대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자 정부와 지자체도 국내 근거리 여행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2026 여행가는 봄' 캠페인을 통해 철도·항공 할인, 숙박세일페스타, 지역사랑 휴가지원 등 국내 여행 비용을 낮추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16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반값 여행' 사업도 시행 중이다.
이 사업은 여행객이 선정 지역에서 지출한 경비의 절반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개인은 최대 10만 원, 2인 이상은 최대 20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충북 단양처럼 KTX로 접근이 쉽고 무료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역이 '가성비 여행지'로 새롭게 주목받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항공권도 '타이밍 싸움'…비수기 노려야 부담 줄어
해외여행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행 시기와 목적지를 전략적으로 고르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권 비교 플랫폼들에 따르면 1월 중순~3월 초, 11월 말~12월 초 등 전통적 비수기에 해외 항공권이 가장 저렴하게 형성되며, 설 연휴나 여름 휴가철 같은 성수기를 피하면 항공권 가격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
업계에서는 고물가·고환율 기조가 단기간에 꺾이기 어려운 만큼, 당일치기·근거리 위주의 '실속 여행' 트렌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행 자체에 대한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는 만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만족도를 높이려는 소비자들의 '가성비 전략'이 하반기 여행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