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릴스 보고 왔어요"…도둑게 포획에 영종도 생태계 '몸살'

한지훈 기자2026.09.06
"릴스 보고 왔어요"…도둑게 포획에 영종도 생태계 '몸살'
주말마다 채집통 든 외지인 행렬…씨사이드파크까지 침범 인천 영종도가 뜻밖의 SNS 유행 진원지가 됐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등 소셜미디어에서 영종도가 갑작스러운 연관 검색어로 떠올랐는데, '도둑게(스마일게)'를 잡으러 다녀왔다는 릴스 영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다. 구체적인 포획 장소와 방법까지 실시간으로 공유되자, 주말마다 서울 등 외지에서 차를 몰고 온 방문객들이 채집통을 든 채 영종도로 몰려들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생태계 파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씨사이드파크 데크길 등 출입이 제한된 구역까지 방문객들이 침범해 수목의 뿌리를 헤집으며 굴속에 있는 게들을 무더기로 끄집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종봉사단 현장 계도…"아이들 데려온 부모까지" 사태가 심각해지자 지역 환경단체가 현장 대응에 나섰다. 지난 5일 영종봉사단 환경보호팀이 현장 계도 활동을 벌였지만,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까지 몰려드는 상황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영종도 송산 지역에는 도둑게, 이른바 '스마일게'를 잡으러 온 아이들과 부모들이 채집통 가득 게를 포획한 모습이 목격됐다. SNS의 가벼운 유행이 인근 지역의 선량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영종도로 불러 모았지만, 그 이면에는 무참히 무너져 내리는 지역 자연 생태계라는 무거운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주민들 "보초라도 서야 하나"…행정기관 단속 요구 커져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보초라도 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탄식과 함께,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단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분별한 포획으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반복되면서, 단순한 계도 활동만으로는 이런 흐름을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무조건 금지만이 답은 아니다"…과거 갯벌 갈등의 해법 주목 다만 무조건적인 금지와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과거 인근 갯벌에서도 조개를 캐러 오는 외지인이 급증하면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빚어진 적이 있었는데, 당시 어민들은 이를 무작정 막기보다 갯벌에 생태체험관을 짓고 체험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무분별한 훼손을 막는 동시에 마을의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며 건강한 경제 체계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런 전례는 이번 스마일게 열풍에도 참고할 만한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SNS발 열풍을 지속 가능한 지역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SNS를 타고 확산되는 이른바 '체험형 콘텐츠' 열풍이 특정 지역에 갑작스러운 방문객 쏠림을 일으키고, 이것이 곧바로 생태계 훼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영종도 사례 역시 과거 갯벌 체험관처럼 통제된 형태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방문 수요 자체를 관리하는 방안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시와 지역 행정기관이 관리 체계를 얼마나 신속하게 마련하느냐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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