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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때 미는 맛 알아버렸다"…목욕탕, 외국인 관광 코스로 변신

박지은 기자2026.10.31약 3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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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미는 맛 알아버렸다"…목욕탕, 외국인 관광 코스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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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하러 가던 곳, 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 여겨지던 동네 목욕탕과 찜질방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건으로 만든 양머리, 구운 달걀과 식혜, 그리고 '세신(때밀이)'까지 한국 목욕 문화가 새로운 여행 콘텐츠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침체를 겪던 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는 한편, 이용 문화를 둘러싼 새 과제도 마주하고 있다. "방문객 절반이 외국인"…찜질방의 달라진 풍경 부산 센텀 스파랜드는 지난해 외국인 비중이 46.9%로, 전체 방문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스파 '씨메르'도 공항과 가깝다는 이점 덕분에 외국인 비중이 지난해 14%에서 올해 20%로 늘었다. 서울 송파의 한 대형 찜질방은 하루 평균 400여 명의 이용객 가운데 40~50%가 외국인이라고 한다. 동대문 인근의 한 찜질방 점주는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외국인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주로 대만 관광객이 많고 홍콩, 일본 관광객도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중국 설 연휴 무렵에는 '춘절 특수'를 누렸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안내 데스크에는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 안내문이 붙었고, 패키지 관광 일정에 찜질방이 포함되는 경우도 생겼다. 숫자로 확인되는 열풍…세신 거래액 170% 급증 하나카드의 외국인 결제 내역 분석에서 지난해 3분기 사우나·찜질방·목욕탕 업종 결제액은 1년 전보다 37% 늘었다.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인 세신 상품 거래액은 상반기보다 170%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거래 데이터에서도 찜질방·목욕탕 체험이 인기를 끌며, 관광과 쇼핑 중심이던 여행 패턴이 몸을 관리하고 회복하는 '체험형 웰니스'로 옮겨가고 있다. 인기의 배경으로는 K-콘텐츠 영향이 꼽힌다. 예능과 드라마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찜질방 장면, 대중목욕탕이 나온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이 호기심을 키웠다. 유튜브와 SNS에는 양머리 수건을 두르고 구운 달걀을 먹는 영상, 때밀이 체험 후기가 이어진다. 한 외국인 이용자는 한국식 때밀이와 마사지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놀라웠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저렴한 가격에 숙박처럼 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1인 세신숍·고급 스파로 진화 변화에 맞춰 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혼자만의 공간을 선호하는 외국인 취향을 겨냥한 ‘1인 세신숍'이 늘었고, 서울 용산의 한 세신숍은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방문객이 상반기보다 4배 늘었다.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방문 증가에 맞춰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스파들은 시설과 서비스를 고급화하고 있다. 일부 방문객은 귀국길에 때밀이 수건을 기념품으로 챙기기도 한다. 낯선 문화 마찰도…”에티켓 안내 필요" 외국인에게는 낯선 나체 목욕 문화와 수건 양머리 같은 한국식 이용 방식이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는 다국어 안내문을 비치하고 이용 방법과 에티켓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목욕탕과 찜질방이 같은 공간이 아니라는 점, 입장 시 탈의와 샤워 규칙 등을 사전에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업계는 이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위생과 안전, 다국어 서비스, 가격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 목욕 문화는 외국인에게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며 내국인 단골과 외국인 관광객이 함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지속 성장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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