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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외식 물가에 지친 2030, 집밥으로 돌아섰다…'내식화' 확산

박정아 기자2026.10.17약 4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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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에 지친 2030, 집밥으로 돌아섰다…'내식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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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간편식부터 마트 반찬까지 '내식화' 확산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내식화'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외식비와 배달비 부담을 피하려는 소비가 출발점이다. 동시에 집밥의 질을 높이려는 '스마트 미식' 흐름이 겹치면서 식품·유통업계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냉면·비빔밥 1만원 넘어… 지갑 얇아진 청년층부터 외식 줄여 가장 큰 배경은 외식 물가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평균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9080원으로 1년 전보다 3.9% 올랐다. 냉면은 1만845원, 비빔밥은 1만314원으로 이미 1만원을 넘었다. 칼국수는 9057원, 삼계탕은 1만6868원, 삼겹살 200g은 1만7877원까지 올랐다. 중동 전쟁 이후 이어진 물가 상승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반년 가까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2.0%)를 웃돌고 있다. 청년층의 살림살이는 더 빠듯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1년 전보다 1.7% 줄었다. 전 연령대 가운데 소득이 줄어든 것은 2030 세대뿐이다. 반면 이들의 주거비는 세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득은 줄고 고정비는 늘면서 줄이기 쉬운 식비와 모임 비용부터 손대고 있다. 친구 만남 자체를 줄이는 '프렌드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한 구직 플랫폼이 Z세대 601명을 조사했더니 93%가 물가 때문에 모임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도 71.2%에 달했다. 40·50대 무대였던 마트 반찬 코너에 20대 몰려 이런 변화는 대형마트 매장에서도 확인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상반기 서울 대학가 인근 4개 점포(왕십리·자양·마포·신촌점)의 매출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반찬 매출이 30.1% 늘어, 전체 점포 평균보다 12.9%포인트 높았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로도 간편식사류 매출이 28% 넘게 늘었다. 롯데마트 마산점의 반찬 매출도 약 20% 증가해, 전체 평균(약 5%)의 네 배에 이르렀다. 업계는 자취하는 젊은 층이 외식 대신 내식을 택한 결과로 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거 40·50대 중심이던 델리·반찬 코너에 20대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싸게 한 끼'와 '집에서 셰프의 맛'… 간편식 시장 두 갈래로 2030의 내식화는 단순한 절약에 그치지 않는다. 예전 간편식이 '빠르고 싼 한 끼'였다면, 요즘 젊은 소비자는 맛의 완성도, 원재료 품질, 성분까지 꼼꼼히 따진다. 외식보다 저렴하면서 만족도가 높다면 일반 간편식보다 비싼 값도 기꺼이 낸다는 것이다. 식품업계는 이런 수요를 잡기 위해 제품을 고급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1월 내놓은 '흑백요리사 셰프 컬렉션'은 출시 반년여 만에 매출 200억원을 넘겼다. 동원F&B는 냉동 볶음밥 위주이던 시장에 전문점 수준의 솥밥을 내놨다. 신세계푸드의 냉동 샌드위치는 연간 판매량 500만 개를 돌파했다. 풀무원은 이탈리아 바릴라와 함께 프리미엄 라자냐 키트를 개발했다. 호텔들도 장어구이, 토종 삼계탕 같은 2만~4만원대 가정간편식(HMR)을 선보이고 있다. 반대로 가격과 편의성에 집중한 제품도 꾸준히 나온다. 해동 없이 물만 넣고 조리하는 냉동 원팩 간편식, 1인분 소포장 제품 등이 수천원대에 팔리며 '가성비 한 끼'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전문점 수준의 맛을 집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차별화 없으면 못 버틴다" 업계는 지금의 내식화가 코로나19 때와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팬데믹 때는 외출이 막혀 밀키트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발했다. 지금은 고물가가 길어지면서 생활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다만 HMR 시장 성장률은 팬데믹 때보다 낮아져, 제품 수만 늘려서는 소비자를 붙잡기 어렵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명 셰프·맛집과 협업한 하이엔드 제품이나, 반대로 조리를 최소화한 초간편 제품 쪽으로 시장이 나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는 등 물가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만큼, 2030이 이끄는 내식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에게 집밥은 더 이상 '외식 대신 어쩔 수 없이 먹는 끼니'가 아니다. 비용과 만족을 함께 따진 합리적인 선택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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