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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알림은 끄고 SNS는 지운다… '덜 연결된 삶' 택하는 사람들

박정아 기자2026.10.19약 4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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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은 끄고 SNS는 지운다… '덜 연결된 삶' 택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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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31)씨는 얼마 전 스마트폰에서 인스타그램과 쇼트폼 앱을 지웠다. 메신저 몇 개와 업무용 앱만 남기고 나머지 알림도 모두 껐다. 김씨는 "잠깐 보려고 켰다가 한 시간씩 흘려보내는 일이 반복되면서 내가 폰을 쓰는 게 아니라 폰이 나를 쓰는 것 같았다"며 "처음 며칠은 허전했지만, 지금은 퇴근 후 책 한 권을 다 읽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스스로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예전의 디지털 디톡스가 사용 시간을 조금 줄이는 데 그쳤다면, 요즘은 앱을 아예 지우고 알림을 꺼서 연결 자체를 끊는다. 시간을 아끼려는 게 아니라 빼앗긴 집중력을 되찾으려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달라졌다. "나를 붙잡도록 설계된 화면"에 대한 반작용 배경에는 '주의력'을 둘러싼 피로감이 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 두도록 설계돼 있다. 알림과 개인 맞춤 추천, 자동 재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계속 나오면서 화면을 더 자주, 더 오래 보게 되고, 그만큼 집중력은 흩어진다.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 가운데 과의존 위험군은 22.7%였다. 5년 연속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10명 중 2명꼴이다. 특히 청소년(만 10~19세)은 43.0%로 전년보다 오히려 늘었다. 전체 평균의 약 2배다. 정부는 쇼트폼 콘텐츠와 생성형 AI 서비스의 확산이 자기 조절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도파민 디톡스'라는 말도 퍼지고 있다. 즉각적인 자극에 길든 뇌를 쉬게 하려고 일부러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독서나 산책 같은 느린 활동으로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언급이 크게 늘면서 '덜 연결되기'가 하나의 실천이자 유행이 됐다. 폰 맡기는 카페, 통화·문자만 되는 '덤폰'까지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경험은 이제 돈을 내고 사는 상품이 됐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디지털 디톡스 카페'가 인기다. 손님은 들어갈 때 스마트폰을 카운터에 맡기거나 잠금 보관함, 이른바 '스마트폰 감옥'에 넣는다. 정해진 시간 동안은 꺼낼 수 없고 독서나 글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 일부 매장은 좌석이 금세 차고 대기 줄까지 생긴다. 이용자들은 "습관적으로 폰을 확인하지 않으니 오히려 집중이 잘 된다"고 말한다. 통화와 문자만 되는 '덤폰(dumb phone)'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은 두고 피처폰만 들고 다니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고 앱을 최소화해 일부러 '재미없는 폰'을 만드는 식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난다. 미국 뉴욕에서는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두 시간 동안 대화와 독서, 글쓰기만 하는 오프라인 모임이 하나의 경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오래 붙잡기'가 경쟁력이던 플랫폼, 셈법 달라지나 이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디지털 산업의 전제를 흔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를 더 오래, 더 자주 붙잡아 두는 것을 성장 공식으로 삼았다. 알림과 추천, 자동 재생은 모두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장치였다. 그런데 이용자들이 알림을 끄고 앱을 지우면서 플랫폼이 설계한 방향과 실제 행동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개인 습관이 아닌 사회 문제로 보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거나 연령 인증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고위험군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스마트쉼센터 상담사가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상담을 늘리기로 했다. 무조건 끊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연결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꼭 필요한 알림만 남기고, 잠들기 전이나 식사 시간처럼 폰을 멀리할 시간을 정해 두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언제나 연결돼 있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에 덜 연결되는 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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