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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빅테크 클라우드 의존 줄인다…'AI 인프라' 구축 경쟁

한지훈 기자2026.10.19약 6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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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클라우드 의존 줄인다…'AI 인프라' 구축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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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클라우드 의존 줄인다… 각국·기업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 경쟁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빨라지고 있다. 지금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같은 미국 빅테크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의존에서 벗어나 자국 안에 데이터센터와 GPU, AI 모델을 갖추려는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인프라' 구축이 국가와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다. "우리 데이터, 남의 서버에 둘 수 없다" 소버린 AI는 자국이나 자사의 데이터, 인프라, 알고리즘, 인재를 바탕으로 AI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는 전략을 말한다. 기술을 자립하겠다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 주권과 안보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흐름의 바탕에는 미국 클라우드법(CLOUD Act)에 대한 불안이 있다. 2018년 제정된 이 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영장만 있으면 자국 기업이 해외 서버에 보관한 데이터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의 클라우드에 민감한 공공 데이터나 산업 데이터를 맡긴 국가와 기업으로서는 통제권을 온전히 갖지 못하는 셈이다. 가트너의 한 애널리스트는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미국 기반 서비스 업체에 계속 의존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고, 이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소버린 클라우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탈(脫) 하이퍼스케일러' 선봉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유럽이다. 유럽은 디지털 인프라의 8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기술 주권 패키지'를 발표하고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핵심은 '클라우드·AI 발전법(CADA)'이다. 앞으로 5~7년 안에 역내 데이터센터 용량을 지금의 3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담았다. 4단계 클라우드 주권 인증 제도를 새로 만들어, 민감한 공공 데이터나 핵심 인프라 사업에서는 유럽산 클라우드나 역내 데이터 통제권을 확실히 보장하는 사업자가 유리하도록 했다. 첨단 AI 반도체 생태계를 키우는 '반도체법 2.0'과 미국 상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오픈소스 전략도 함께 내놨다. 규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EU 데이터법에 따라 내년 1월 12일부터 클라우드 사업자는 고객이 다른 클라우드로 옮길 때 '전환 수수료'를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데이터를 옮기는 데 드는 비용 때문에 한 업체에 묶여 있던 '락인(lock-in)' 구조가 무너지는 것이다. EU는 AWS와 애저(Azure)를 디지털시장법(DMA)의 '게이트키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올해 4분기로 예상된다. 가트너는 유럽의 소버린 클라우드 인프라(IaaS) 지출이 지난해 69억 달러에서 올해 126억 달러로 8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231억 달러로 북미(211억 달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은 전 세계 평균의 2배가 넘는다. 프랑스 미스트랄AI와 독일 알레프알파 같은 유럽산 AI 모델, OVH클라우드와 스케일웨이 같은 역내 클라우드 사업자가 그 수혜자로 꼽힌다. 한국, GPU 확보·국가 AI컴퓨팅센터로 'AI 고속도로' 구축 한국도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첨단 GPU 약 1만3000장을 확보했다. 올해는 추가 GPU 도입과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으로 약 2만 장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더 늘릴 계획이다. 엔비디아도 한국 정부와 기업에 GPU 26만 장을 우선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핵심 사업은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짓는 '국가 AI컴퓨팅센터'다. 민관이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반도체 1만5000장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국민성장펀드 출자로 SPC 자본금 약 4000억원이 확정됐다. 앞으로 2조원 이상의 프로젝트 금융도 추진할 예정이며, 2028년까지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센터는 국산 NPU의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대로도 쓰여, 외산 GPU 의존도를 낮추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AI 국가대표' 팀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국내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의 외산 의존도는 74.4%에 이르고, AWS 한 곳이 약 6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유럽의 소버린 클라우드 흐름이 아시아로 번지면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삼성SDS 같은 토종 사업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가트너는 소버린 클라우드가 기존 업무의 20%를 글로벌 사업자에서 현지 사업자로 옮겨 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도 'AI 주권' 챙긴다 국가뿐 아니라 기업도 소버린 AI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핵심 데이터와 AI 모델, 운영 권한을 외부 플랫폼에 맡기지 않고 자체 기준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특히 금융, 의료, 제조처럼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업종에서 자체 데이터센터나 국내 클라우드에 AI를 올리는 방식을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깊이 들이면서 데이터 유출과 규제 위반 위험을 직접 관리해야 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빅테크 반격과 투자 격차는 변수 미국 빅테크도 가만있지 않는다. 이들은 데이터를 현지 데이터센터에 보관하고, 암호화 키를 고객이 직접 관리하게 하는 유럽 전용 '소버린 클라우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규제의 명분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다. 투자 규모의 격차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클라우드·AI 인프라에 쏟아붓는 돈은 약 6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유럽이나 한국 기업의 투자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디지털 국경선을 긋는 국가 대항전으로 바뀌었다"며 "자체 AI 모델 육성, 국산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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