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인기 뒤편…미용 목적 처방 폭증에 오남용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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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상 체중인 사람까지 '살 빼는 주사'를 찾고, 일부 병원이 이른바 '성지'로 입소문을 타는 사이 처방 관리 체계에는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는 어디까지나 치료를 위한 전문의약품이라며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다.
“2~3분 진료에 처방전”…’성지' 병원 북적
서울 종로의 한 병원 앞은 지난 4월 평일 오후에도 계단까지 환자가 줄을 이었다.
계단에는 '마운자로·위고비 성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고, 대기실에서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차례를 기다렸다.
진료실에서는 2~3분 만에 처방전이 나왔고, 인근 약국에는 해당 약 전용 카운터까지 마련돼 있었다.
일부 약국에서는 마운자로가 품절되기도 했다.
특정 조건의 비만 환자를 치료하는 약인데도 정상 체중이나 가벼운 과체중인 이들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투여 후기가 SNS에서 확산하면서 수요를 더 부추기고 있다.
의사의 임상적 판단으로도 처방이 가능해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처방 건수 폭증…”사각지대 해소 시급"
처방 규모는 가파르게 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처방전 수는 2024년 4만여 건에서 지난해 약 122만 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약 186만 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마운자로는 출시 첫 달 1만 9천 건 수준에서 올해 6월 33만 5천 건으로 10개월 만에 18배가량 뛰었다.
문제는 관리 체계다.
펜터민 같은 마약류 식욕억제제와 GLP-1 비만약을 함께 처방해도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서 중복 경고가 뜨지 않고, 수개월치를 한꺼번에 처방하는 것을 막는 규제도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기됐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초 마약류 식욕억제제 처방량이 많은 의료기관 50곳을 점검해 오남용이 의심되는 37곳을 수사 의뢰했고, 정부는 비만약 오남용을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젊은 여성의 생리 중단, 근감소성 비만까지
의료계는 무분별한 사용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젊은 여성들이 지방을 과도하게 줄이려 비만약을 오남용하다 생리가 끊기는 등 생식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근육이 크게 빠질 수 있다.
이후 체중이 다시 급격히 늘면 근육은 약하고 지방만 많은 근감소성 비만으로 이어져 대사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 밖에 오심과 구토, 설사, 탈수, 저혈당, 두통, 어지러움, 모발 손실 등이 보고됐고, 담석증과 급성 췌장염 위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사용 중 극심한 복통이 있다면 급성 췌장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며, 체중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면 주치의와 용량 조절을 상의해야 한다.
약물이 췌장염을 직접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급격한 감량이 담석 형성 등 위험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치료제입니다"…처방 기준과 사후 관리 강화해야
비만약은 식이·운동 요법을 돕는 치료 수단이다.
의사의 진료와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수이고, 불법 광고나 온라인 구매, 비대면 경로로 접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 수 있는 만큼 생활습관 교정과 장기 관리 계획 없이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도적으로는 처방 대상 기준을 분명히 하고, 병용 처방과 장기 처방을 걸러낼 수 있도록 DUR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는 접근성을 보장하되, 미용 목적의 남용은 막는 균형이 필요하다.
비만약이 심혈관질환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며 '만병통치약'이라는 기대까지 받는 지금, 효과만큼 위험도 함께 알리는 일이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