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은 걸어서"…푼돈 모으는 '앱테크', 일상이 되다

글자 크기
걷고, 출석 체크를 하고, 영수증을 찍고, 퀴즈를 푸는 일상의 작은 행동이 포인트로 바뀌는 '앱테크'가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 번에 크게 버는 재테크' 대신 소액을 차곡차곡 모으는 방식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다만 푼돈에 매달리다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내주거나 기대만큼 현금화가 쉽지 않다.
출근길 만보 걷기, 점심값이 되다
직장인 E씨(34)는 출근길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며 만보기 앱을 켠다.
점심시간에는 회사 주변을 한 바퀴 걷고, 자기 전에는 퀴즈 하나를 푼다.
이렇게 한 달 모으면 커피 몇 잔 값은 된다. E씨는 "큰돈은 아니지만 안 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어서 습관이 됐다"며 "건강도 챙기고 소비도 줄이게 돼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앱테크는 종류도 다양해졌다.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주는 만보기 앱이 기본이고, 버려지는 영수증을 촬영하면 적립해 주는 서비스, 광고나 영상을 보면 포인트를 주는 앱, 방치형 게임 방식으로 적립하는 앱까지 나왔다.
포인트는 간편결제 포인트나 커피 기프티콘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은행과 보험사, 지방자치단체도 걷기 리워드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핀테크 앱들은 사용자를 앱에 오래 머물게 하는 수단으로 리워드 기능을 활용한다.
하루 수백 원, 그래도 "대단하다"
앱테크로 버는 돈 자체는 크지 않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에서 앱테크 이용자의 하루 평균 수익은 312원으로 집계됐다.
꾸준히 해도 한 달 1만 원 안팎인 셈이다.
그래서 온라인에서는 '디지털 폐지 줍기'라는 자조 섞인 표현도 쓰인다.
그럼에도 이용자는 많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75%가 앱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고,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서는 짠테크를 실천하는 사람을 대단하고 현명하다고 보는 응답이 80% 안팎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상에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리워드가 핵심"이라며 "이용자가 앱을 얼마나 자주 찾게 하느냐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걷기를 건강 관리와 결합하거나 복권 응모권을 주는 방식으로 '용돈벌이'를 넘어 재미를 더하는 서비스도 늘고 있다.
개인정보·현금화 장벽 "과한 기대는 금물"
한국소비자원이 금융 앱 9곳의 앱테크 서비스를 조사했더니, 보상형 광고로 포인트를 받으려면 제공해야 하는 개인정보가 최대 52종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모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거나 수수료가 붙는 사례도 지적됐다.
일부 앱은 회원제 투자나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경우가 있어 사기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앱테크를 생활비를 조금 보태는 보조 수단으로 보라고 말한다.
평소 하던 걷기나 영수증 보관 같은 행동에 가치를 얹는 수준에서 활용하되, 개인정보 제공 범위와 포인트 유효기간, 교환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라는 것이다.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미션이나 무리한 광고 시청은 시간 대비 효율이 낮을 수 있다.
작지만 꾸준한 '기분 좋은 푼돈'
고물가 시대에 앱테크는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적은 금액이라도 직접 모았다는 성취감이 절약 습관으로 이어지며 중요한 것은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고, 내 정보와 시간을 지키면서 즐기는 것이다.



